지도자로 임명받거나 선출된 사람이 아니더라도 공식적 집단이든 비공식적 집단이든 자연스럽게 모인 자리에서 상석이라고 인식되는 자리에 앉게 되면 그 사람은 마치 자신도 지도자가 된 것처럼 집단을 이끌려는 성향이 발생하고 말이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사람은 누구나 상석에 앉음으로써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지도자임을 인식하게 되는 특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지도자로 임명받거나 선발되기 전에는 그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흔히 보지 못했었는데, 지도자가 된 후로는 자연스럽게 발언의 양도 많아지고 다른 사람들을 골고루 쳐다보고, 많은 구성원과 눈을 맞추려고 하며, 무엇인가를 제안하거나 의사소통 연결망의 중심적 위치를 점유하려고도 하고, 자신이 여러 사람의 발언을 취합하려고 하거나 그것들을 판단하려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아울러 상석 주변에서 제안된 의견들이 다른 위치에서 제안된 의견보다도 많이 접수, 결정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심리적 현상을 일컬어 ‘상석 효과’라고 부른다.
사람은 누구나 지도자가 되면 그에 걸맞은 생각과 행동을 하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또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상식이 있는데 그것은 구성원들의 일치되지 않은 다양한 의견을 잘 정리하여 하나의 통일된 의견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석 효과’는 자신을 다른 사람을 설득시키려는 대표자로, 의견을 종합하는 대표자로 인식하려는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훌륭한 지도자가 될 만한 준비된 사람이 있겠지만, 항간에는 어떤 집단에서나 지도자가 따로 있기보다는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그 자리에 앉게 되면 누구라도 지도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이는 한편으로 위험스러운 말이기도 하다. “집단을 어디로 이끌지도 모르는 검증되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지도자를 맡게 된다는 말인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 ‘상석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들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 가운데 “그 자리에 앉혀주면 못할 사람이 어디 있는가?” 이렇게 말하면서 자격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인데 등용된 것으로 생각하며 지도자를 평가절하하려는 성향이 나타난다. 그가 재수가 좋아서, 연줄이 잘 닿아서, 기회가 좋아서 올라갔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올라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 위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상석 효과’에 준하여 지도자를 중심에 두고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경우에 누가 가장 말을 많이 할 것 같은가? 이에 대해서도 자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개는 상석을 마주 보고 앉는 사람이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심리 현상이다.
집단상담을 할 때도 유심히 관찰하면, 이상하리만큼 지도자의 앞자리에 앉은 구성원이 다른 구성원들보다 말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에서 밝혀졌다.
또한, 대개 군대에서 장교식당의 식사 풍경을 살펴보면, 이른바 ‘주빈석’이라는 원탁은 부대 지휘부 장교들이 식사하는 곳이다. 원탁의 벽면에 사단장이 자리하고 그 참모들이 둘러앉아서 담화를 나누며 식사를 하게 되는데, 대개 사단장 맞은편에 앉은 장교가 말을 많이 하거나 답변을 잘하게 된다. 앉는 위치가 사람의 태도와 행동을 바꾸어 놓는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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